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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제목

즐겁게 놀다온 펜션

작성자
호떡
작성일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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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70
내용
재미있었습니다.
다들 다녀와보세요.





















1592 모두가 꿈꾼 제국 (335)

을사사화(乙巳士禍)

가을밤, 정릉 행궁의 내전은 고즈넉했다.

붉게 일렁이는 불씨가 행궁 회랑을 지나 달빛이 환한 대전 마당을 가로질렀다.

이윽고 화로를 든 내관이 침전 앞에서 숨을 골랐다.

“전하, 소인 일복이옵니다.”

“일복아 여기다.”

대답은 침전이 아닌 대청마루에서 들렸는데 스타토토사이트 후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었다.

광해는 거기서 달을 보고 있었다.

“밤바람이 찹니다. 여기 화로를 가져왔나이다.”

“고맙다. 이 형을 챙기는 건 너밖에 없구나.”

“마, 망극하옵니다.”

“요즘 궐 생활은 어떠하냐. 어디 괴롭히는 자는 없고?”

광해의 소탈한 태도에 일복이 주변을 돌아보았다.

“후후후, 아무도 없다. 사관(史官)도 퇴청했어.”

“에휴.”

일복이 허리를 펴고 편하게 앉았다.

“전하의 총애를 한몸에 받는 절 누가 어쩌겠어요. 볼 때마다 내 고추를 떼가려는 롤토토사이트 영감 말고요.”

“하하하.”

나직한 웃음소리가 후원에 울려 퍼졌다.

“나를 웃게 만드는 것도 조선 팔도에 내 동생 일복이가 유일하구나.”

“에이, 뭐.”

일복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오늘 종일 안 보이더구나. 어디 다녀온 게냐?”

“내시부 서원 하나를 부추겨 저잣거리에 다녀왔어요.”

“잘했다. 내 너를 가까이 둔다고 궐 안에 옭아맨 것 같아 롤베팅 안쓰러웠다.”

광해의 시선이 다시 보름달로 향했다.

“그래, 요즘 저자 민심은 어떠하냐?”

“양반들이 귀양 가는 모습에 백성들이 시원해하더군요.”

“그저 죄진 자를 처벌할 뿐이거늘 롤배팅 민망하도다.”

광해는 일부 양반의 일탈보다 그 일을 적당히 무마하려는 시도를 감지하고 경악했다.

죄진 자를 내처 사대부의 품격을 지키는 것보다 오히려 보호한다. 이로써 ‘양반은 양인을 해쳐도 처벌이 없다.’라는 선례를 만들려는 것이었다.

그 의도인즉슨 자신들도 언제고 탐욕을 위해 죄를 짓겠다는 것이고 백성들이 ‘어차피 양반은 처벌받지 않아.’라고 자포자기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참으로 끔찍한 일이었다.

“누구를 탓하리오. 이게 다 왕가의 업보로다.”

“전하…….”

지난날 선왕이 방치한 임해와 순화, 정원군이 죽인 백성이 몇이던가, 죄는 백성에게 지었는데 왕이 용서했다. 그건 문명국에서 일어나선 안 됐을 일이었다.

이제 사대부들이 그걸 따라 하고 있다.

“누군가 해야 한다면 나다.”

광해의 음성은 나직했으나 자못 결연했다.

조선은 사대부의 나라다. 농자천하지대본이니 백성이 근본이니 하지만 신분제 스타베팅 조선의 기반이다. 사대부가 무너지는 순간 조선도 무너진다.

이것이 그가 무리해서 숙청을 감행하는 이유였다.

“그런데 전하, 꼭 일을 이리 크게 만들어야 합니까?”

“우리 일복이가 내 아픈 곳을 찌르는구나.”

광해의 어깨가 들썩였다.

“아, 죄송해요. 저는 그냥 궁금해서.”

“혹자는 조선이 망해도 싸다고 말한다. 명의 눈치나 보면서 왜에게 약탈이나 롤드컵토토 양반이란 작자들은 탐욕에 찌들어 제 욕심만 채운다고들 하지.”

“아니 제 말은.”

“그러나 명의 백성들이라고 해서 행복한 것도 아니고 왜의 백성들도 마찬가지다. 말이 많긴 해도 조선의 세율이 삼국 중 가장 낮다.”

“저도 왜의 세율이 7할이란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게 백성에게 이로울까?”

“제도를 정비하고 부패한 자를 내치는 것입니다.”

광해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 전쟁에 참된 이들이 많이 죽었다. 아버님은 그들의 빈자리를 제대로 된 인사로 채우지 못했어. 롤토토 왕이 됐으니 이제라도 하려는 것이다.”

“늦으면 늦을수록 더 많은 피가 흐르겠군요.”

“내 이미 병판에게 부월(斧鉞)을 넘겼다.”

일복이 회랑에서 마주친 병조판서 정현룡을 떠올렸다. 인사를 올렸으나 평소의 장난기는 어디 가고 스타토토 풀풀 날리는 모습이었다.

“순순히 받아들인다면 피가 흐르는 일은 없을 테지만.”

광해의 시선이 후원을 떠다니는 반딧불을 따라갔다.

일복은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형님이 진짜 하려는구나.’

어릴 적 광해에게 치료받지 못했다면 자신은 이미 죽었거나 최소 다리를 절었으리라. 그 시절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백성이 못해도 수백은 될 터였다.

그 인자했던 의형이 비로소 칼을 뽑아 들었다.

“밤이 깊었어요. 이만 침소에 드시지요.”

“지금 누운다 한들 잠이 올 것 같지 않구나. 좀 더 달구경을 하련다.”

“그럼 어깨를 덮을 침의라도 가져올게요.”

광해가 잊지 않고 의동생을 챙겼다.

“일복이 네가 덮을 것도 가져오너라. 오랜만에 형과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야식이나 하자꾸나.”

“에휴, 네.”

한숨을 내쉰 일복이 침소로 걸음을 옮겼다.

*    *    *

늦은 밤 한양의 저잣거리는 조용했다.

도성의 치안은 엄격히 관리되는 편이었다. 그러나 사람이 사는 곳엔 불법이 있기 마련이듯 골목 곳곳에 술과 음식 냄새 그리고 불빛이 새어 나왔다.

“에헤야, 청산리 벽계수야. 얼쑤.”

고성방가하던 사내가 담벼락 앞에서 바지춤을 끌렀다.

“어허, 좋다.”

잠시 후 몸을 부르르 떤 그가 바지를 끌어 올렸다.

“배불리 먹고 술 한잔 걸치니 세상 뭐가 부러우랴.”

잠시 휘청인 사내가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그런 분께서 왜 검계에 한발 걸치셨습니까?”

“음? 누구, 나보고 한 말이야?”

사내가 고개를 뒤로 빼더니 주변을 둘러봤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사내가 눈앞의 병사들을 주시했다.

“너희 소속이 어디야? 나 몰라? 훈련도감…….”

“훈련도감 초관(哨官, 종9품) 유계환 맞습니까?”

“어, 어? 그걸 어떻게.”

“조용히 가시겠습니까? 아니면 한번 놀아 보시겠습니까?”

“으음.”

훈련도감 초관이자 도성 검계의 분파를 이끄는 유계환이 주춤거렸다. 그를 두고 병사 세 명이 거리를 두고 둘러쌌다.

“으음.”

침을 꿀꺽 삼킨 유계환이 주먹을 말아쥐었다.

세 명의 포위가 좁혀지는 순간 그의 발차기가 소리 없이 허공을 갈랐다.

얼마 후 훈련도감에 관솔불이 환하게 밝혀졌다.

철퍼덕.

“으윽.”

내동댕이쳐진 그 옆으로 몇 명의 군관이 꿇려 있었다.

“쯧쯧쯧, 그러게 쓸데없이 반항을 하나.”

“크윽, 영감. 대체 왜 이러십니까?”

“정녕 몰라서 그러나.”

대청에 의자를 놓고 앉은 정현룡의 얼굴에는 도무지 감정이라곤 보이지 않았다.

“혹 검계의 일로 그러하십니까?”

“그 일도 있긴 하지. 나라의 녹을 먹는 자로서 사사로이 이득을 취하다니 죄가 크다.”

유계환이 인상을 쓰며 대들었다.

“녹봉이라고 해 봐야 한 달 백미 6말(5kg)입니다. 그걸로 노부모와 여섯 식구를 어떻게 먹여 살립니까? 그리고 감히 말씀드리는데 정도는 지켰습니다.”

“정도?”

“반상(班常)의 법도를 어긴 적은 없습니다.”

정현룡의 어깨가 들썩였다. 처음으로 보인 감정이었다.

그사이 병사들이 형구를 내오고 앞에다 형틀을 설치했다.

“이 파총(把摠, 종4품)은 군사를 대기시키게.”

“네. 장군.”

파총 이흥립이 군례하고 사라졌다.

고개를 돌린 정현룡이 군관들을 재촉했다.

“자, 날이 밝기까지 두 시진(4시간) 정도 남았네. 정릉 행궁을 범하려던 분파를 털어놓게.”

“헉, 그, 그런 일은 없습니다.”

“내 분명 약속하지. 털어놓으면 살려 주겠네.”

‘거짓말.’

유계환이 속으로 외쳤다.

고래로 역적을 살려 둔 예는 없다. 현 임금이 등극하면서 대군 일파를 북방으로 귀양보낸 건 극히 일부의 사례일 뿐이다.

“내 전하께 부월을 내려받았지.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지? 이 일에 전권을 행사한다는 말이야.”

“그 말씀 진심이십니까?”

정현룡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들 녹봉을 들으니 나도 느끼는 게 있네. 북방도 사람 사는 곳이니만큼 군관 자리는 많아. 간도는 어떤가? 고려는 무관을 우대한다고 하더군.”

수십 개 관솔불이 열기를 더했으나 가을 새벽은 추웠다.

처음의 서슬 퍼런 분위기와는 다르게 부드럽게 달래는 정현룡에게 굴복한 군관들이 하나둘 전모를 실토했다.

“남문의 패거리를 이끌고 있습니다. 전 예조좌랑을 지낸 임원용이 사람을 보내 왔었습니다.”

“종로 패거리에 적을 두고 있습니다. 전 홍문관…….”

옆에서 받아 적는 관원을 일별한 정현룡이 허리를 폈다.

휘영청 보름달이 관솔불보다 밝았다.

그리고 날이 밝았다.

경복궁 터에 1,000여 명의 병사들이 도열했다.

정현룡이 그들 사이를 걸어 사열했다.

“전하의 명이 떨어졌다.”

불타 무너진 궁궐의 모습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오늘 상대할 적은 백성을 괴롭히는 자들과 조정을 장악하려는 무리다.”

“…….”

조용한 가운데 투기가 흘렀다. 어쩌면 폐허가 된 궐 마당에 섰을 때부터 이들의 마음은 이미 전장이었을지도 몰랐다.

“우 영은 나를 따라 연판장의 인물들을 체포할 것이다. 좌 영은 파총 이흥립의 지휘하에 검계의 추포를 맡는다. 모두 알아들었나.”

“네, 알겠습니다.”

병사들 앞에선 지휘관들이 복창했다.

“좌 영부터 출발! 우 영은 기다렸다 나와 함께 간다.”

“네, 전군 출발!”

“아으아!”

훈련도감 우 영의 병사 500여 명이 광화문을 나섰다.

“전군 속보! 놈들이 잠에 빠져 있을 때 신속히 친다.”

이흥립이 휘하 지휘관들에게 임무를 하달했다.

“1대는 거주지가 파악된 자들을 체포한다. 2대와 3대는 종로, 4대와 5대는 나와 함께 구리개(을지로)를 수색할 것이다.”

“명 받겠습니다. 1대, 앞으로!”

기병으로 이루어진 1대가 대열을 빠져나갔다.

두두두두.

이어 400여 명의 병사가 각자 맡은 구역으로 뛰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정현룡이 애마에 올랐다.

“우 영의 1대는 20기씩 나눠서 삼청동, 사간동, 송현동, 제생동, 안국동에 은신한다. 이후 도주하는 자를 추포하도록. 먼저 출발하라.”

“네, 1대 출발.”

100여 기의 기병이 광화문을 나섰다.

두두두두.

“2대부터 5대는 나와 함께 북촌을 포위한다. 그리고.”

정현룡이 품에서 문서를 꺼내 들었다.

“여기 연판장에 이름을 올린 자들을 체포할 것이다. 2대와 3대는 북쪽에서, 4대와 5대는 남쪽에서부터 시작한다. 출발!”

“부대 정렬, 2대부터 앞으로.”

척, 척, 척, 척.

경복궁 터에서 북촌은 지척이었다.

얼마 후 훈련도감 병사들이 북촌의 기와집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쾅쾅쾅쾅.

“어명이다. 전 호조정랑 안덕영은 오라를 받아라.”

“부숴.”

쾅!

철퇴와 도끼가 대문이 박살 났다. 일부는 동료의 등을 밟고 담을 넘었다.

“어이쿠, 이게 무슨 일입니까?”

“죽기 싫으면 꿇어 엎드려.”

“에그머니.”

아침 일을 나선 하인들이 바닥에 엎드렸다.

“방을 수색해 모두 끌어내. 반항하는 자는 참하라.”

“네 이놈, 어디의 군사들인가. 이 무슨.”

퍽, 퍽, 퍽.

“으악, 컥.”

이날 신시(오후 3시~5시) 초 잠겼던 사대문이 다시 열릴 때까지 검계 무리 173명과 전현직 관료 18명이 체포되어 의금부에 갇혔다.

도성이 한나절 동안 폐쇄되었고 북촌이 쑥대밭이 됐으나 백성들에겐 그저 어느 가을날의 소동이었다.

하늘이 시리도록 푸르렀다.

*    *    *

거대한 풍차가 바람의 힘을 전달했다.

끼이익, 덜컹.

커다란 톱니가 맞물리며 돌아가 강철 틀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붉게 달아오른 구리판이 틀 아래로 들어갔고 육중한 롤러(roller)가 강철 틀을 누르고 지나갔다.

쿵! 치이익.

“됐어, 고리 걸어.”

철컥, 드르륵, 드르륵.

강철 틀이 올라가자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만 크기의 동전 수백 개가 철판에 찍힌 모습이 드러났다.

틀을 분리하자 동전들이 아래에 있는 물통으로 쏟아졌다.

와르르, 치이익.

지우가 동전에 새겨진 자신의 얼굴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지난 2년간 은전 1억 냥, 동전 2억 냥, 철전 3억 냥을 생산했습니다. 이중 솔빈과 푸하이, 우수리, 해란부에 약 2억 냥을 유통 중입니다.”

“나머지는 비축 중인가?”

경제부 차관 이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솔빈 상단의 행수로 있다가 지우의 눈에 들어 지휘부에 눌러앉은 인사였다.

“그렇습니다. 내년까지 묵던과 국내성 인근에…….”

“지금부터 풀게.”

“네?”

“당분간 전쟁은 없어.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니 상단이든 묵던이든 유통해.”

“비율은 어떻게 하는 게 좋겠습니까?”

“그동안 문제없이 진행한 것을 높이 사지. 알아서 해.”

“음.”

잠시 고민하던 이민용이 제안했다.

“한 달 안에 세곡이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

“그중 반을 조선으로 내려보내신다고.”

조선은 여름의 수해로 식량 생산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나마 함경도와 강원도 일대의 감자 농사가 피해가 적어 천만다행이었다.

“1,200,000석이면 그럭저럭 조정을 운영하겠지.”

“좋은 기회잖습니까? 10냥, 그러니까 1원이 쌀 1석이니 12,000,000냥을 풀 수 있습니다.”

“흠…….”

“솔빈은 관리의 녹봉을 화폐로 지급하고 상단 어디서든 쌀로 교환해 주는 것으로 신뢰를 확보했습니다.”

경제부 차관 이민용이 덧붙였다.

“그리고 조선엔 21개의 상단 지점이 있습니다.”

“으음.”

지우의 고민이 깊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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